Jack 오답노트
4년차 개발자 2023 회고 본문
서론
사실 회고록을 써보는 건 처음인데.. 글재주도 별로 없고(리뷰이벤트 같은거 할 때 얼마나 예쁘게 잘 써줬을까 기대하며 쳐다보는 사장님 무서워 함) 지나간 일 후회하지 말기... 갓생 살 지 말기.. 등 인생모토가 회고랑은 거리가 멀다. 갓생은 해명이 필요한데 남들 눈엔 맨날 뭘 하느라 바빠 보이긴 하지만 하고 싶은 걸 다 해봐야 하는 성격이라 일단 저질러 놓고 수습하기 바쁜거다.
그래도 요즘 주변 사람들 회고록을 읽으면서 이걸 몇 년 꾸준히 쓰면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 것 같고🤔 일기도 안쓰는 마당에 이렇게라도 기록해두면 아 이렇게 살았지 하고 나중에 기억하기 좋을 것 같아서 쓰게 됐다.
2023년은...
한 건 없는데 바쁜 해였다.
회사만 3개를 다니고.. 이사도 하고.. 취미도 늘어나고.. 개발자 동아리를 들어가서 (거의 활동 못 했지만)자기 계발 비슷한걸 했다.
작년엔 딱히 목표가 없어서 보이는 결과물은 없는 것 같다.
이직
회사는 2번의 폐업 경험(...)과 요즘 시장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잘 안 망할 것 같은 회사로 왔다. 출퇴근이 3시간 반이지만 일찍 일어나 버릇하니 평일에 술도 덜 먹는거 같고 밥도 규칙적으로 먹는 것 같아서 건강해진 느낌..; 스타트업에 주로 있었다보니 분위기나 업무스타일이나 다 바뀌긴했지만 다니다보니 적응되고 있다.
아직도 "계장님"은 어색하고 나를 부르는 줄 모르겠다
아래는 2023 회사들의 히스토리
- 1월에 직장은 갓 시작한 시드 스타트업이었는데 스타트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2022년까지 개발자가 1인(나)이고 다들 it경험이 없는 바이오 출신이었다.(임상통과 100% 만 추구했던 사람들이라 왜 ai 정답률이 100%가 될수 없는지는 아직도 이해를 못 시켜줬다..) 프로세스 정립과 코드를 다듬다가 문득 난 아직 주니어고 배울 점이 많은 회사를 가야지 내가 알려줄 짬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. 주니어 때야 코드리뷰, 트렌드 등 그런거 몰라도 가르쳐주고 하지 이 때 못 배워두면 나중에는 혼자 배로 노력하거나 '그것도 모르는 사람'이 될 것 같았다. 애자일 쪽, 로우레벨 카메라 공부를 많이 했었고 그래도 경험으로 남는 게 있어 좋았다.
- 2월에 개발팀 규모가 꽤 갖춰지고 문화도 괜찮고 서비스도 흥미롭고 자본도 빵빵한 마음에 쏙 드는 회사를 가게 되었다. (비록 이 회사는 몇 개월 뒤에 모회사의 세력 교체로 돈줄이 끊겨 망하게 되지만) 이직을 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. 플레이어, 카메라, 머신러닝, 크롬캐스트 같이 흥미로운 업무는 다 해 볼 수 있었고 코드리뷰 문화도 만들어 갔다. 혼자서만 개발하면 리팩토링같은 기술부채는 미뤄두기 마련인데 둘이서 진행하니 속도도 나고 공부도 더 잘됐다. 사람들도 많이 친해지고 슬슬 적응해서 결과를 내고 있을 때 회사가 문을 닫게 되며 이젠 익숙한 실업급여~ 아쉽게 끝났다.
- 9월에 미국여행 가려고 연차를 모으고 있었는데 회사가 없어져서 마음 편히? 갔다 왔다. 편한 건 아니고 8월에 열심히 면접 보고 구직하다가 미국을 가버려서 시차도 안 맞는데 인사팀이랑 로밍으로 전화하고 난리 났었다. 인사팀도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급했는지 잘 맞춰줘서 입사를 했다.
아.. 웃겼던 건 미국에서 오고 바로 입사를 했는데 나는 첫날은 연봉협상, 계약을 하는 줄 알고 갔었다. 조건 보고 마음에 안 들면 사인 안 해야지~ 하고 회사를 도착하니 같은 달이지만 나보다 먼저 입사한 사람들과 대표이사 및 임원진이 있었고... 나는 아직 근로계약서도 작성 안 했는데 갑자기 사원증과 뱃지를 달아주며 임명장과 플랭카드를 들고 단체사진을 찍었다.(이때부터좃댓음을꼼짝없이 잡혔음을 깨달았다) 그 후 얼레벌레 사인하고 입사했다. 연봉협상은 회사에 발을 물리적으로 들이기 전에 해야함을 배웠다.
이곳은 코드가 옛스타일이고.. 기획에 손 댈 수 없이 시키는 것만 기한 내에 만들어서 보내면 된다. 기획하는 사람들이 프로세스가 오래 걸려서 일도 별로 없다. 코드보다 문서작업을 더 많이 하고 있다.. 옛날 같았으면 혈기왕성하게 일도 찾아서 하고 개선 제안을 엄청 해댔겠지만 이제 이직 5회차는 조용히 내 공부만 하게 됐다. 에너지를 덜 쓰고 행복하게 다니는 법을 깨우친 듯 하다. 일한지 몇 개월 안 되어서 잘 모르겠지만 사내 분위기가 새롭지 나쁘진 않은 것 같다.
동아리(사이프)
개발자 동아리는 오잉 재밌겠다! 하고 들어갔는데 세상 (술 엄청 먹고) 부지런하고 똑똑한 개발자들을 이렇게 많이 만나 본건 처음이었고.. 그 덕에 이런저런 동기부여를 받은 것 같다. 이런거 보면 개발자들이 소소한 것도 뭘 했다고 발표하거나 글 올리는게 좋은 문화인 것 같다. 여튼 나도 영감을 받아서 매너리즘에 빠졌다가 개발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.
취미들
풋살 꾸준히 한다고는 했는데 사실 주말 아침 8시는 하나도 못 갔다. 이것도 2024 목표로 넣어야겠다. 베이스를 새로 시작했는데 초반에는 쭉 진도가 나가서 신났지만 슬슬 하나도 안 는다. 연습 많이 해서 피지컬을 올려야 할 것 같은데 낮에는 자거나 게임하고 밤에는 악기를 칠 수가 없으니 원..
게임 얘기가 나와서 생각났는데 레인보우 식스 시즈라는 게임을 많이 한다. 화나는 날에는 사람을 잘 맞춰서 스트레스 푸는 용으로 딱이다. 요즘은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접속이 뜸하니 시즈 유저분들은 말걸어주세요~~
목표
그래도 작년에 대소사들을 마무리한 덕에 2024년은 좀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목표를 좀 세워볼까 한다.
- 유데미에서 saa 강의를 샀다. 안드로이드 개발자라 별 쓸모 없을 것 같았는데 옆 개발자가 추천해서 한번 공부 해 보려고 한다. 사실 당장은 필요없을 것 같지만 자격증이라는 보상이 있으면 공부를 열심히 하는 타입이라.. 만칠천원에 샀는데 만이천원에 지금 올라와있어서 홈페이지를 들어갈 때마다 슬프지만 이왕 산거 3월까지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.
- 또 위에 썼듯 주말 조기 풋살도 꾸준히 나갈 계획이다. (풋살 출석 많이 하면 풋살화를 준다는 발표를 팀장님이 해서 더 의욕이 생겼다) 그럴려면 금요일에 음주가무를 못 하게 되겠지만 1월이라도 실천해봐야지.
- 사이드 프로젝트를 사업화해서 용돈벌이로 한 번 발전시켜볼 계획도 갖고 있다. 언젠가 벌려놓은 사이드들로 월급만큼 받고 파이어족이 되는 것이 쟈근 소망이다.
- 아직 해외 거주의 꿈을 놓지 않아서 아이엘츠도 올해 준비해보려고 한다. 목표는 평균 6.5지만 워낙 영어를 싫어했어서 6만 넘어도 기분 좋을 것 같다.
그리고 지각 좀 하지 말고 술 줄이자~
다 쓰고 나니 이게 회고록인지 이직썰+반성문인지; 제목을 4년차 개발자라고 어그로 끌었지만 개발내용은 쥐똥만큼이다. 가독성도 별로고 갈 길이 멀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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